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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를 보면 편을 갈라 서로를 헐뜯고 미워하는 혐오 표현들이 너무 많아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나와 조금만 달라도 날을 세우고 손가락질하는 흉흉한 세상이라 가끔은 마음이 쓸쓸하고 지치기 마련인데요. "우리가 왜 서로를 미워해야 하지? 결국 다 똑같이 행복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라며 혐오로 가득 찬 세상에 따뜻하고 묵직한 돌직구를 날리는 영화가 있다고 해서, 공개되자마자 방구석 1열에 앉아 불을 끄고 내돈내산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혐오'나 '사회적 메시지' 같은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교과서처럼 따분하고 진지하기만 한 교육용 영화일까 봐 지루할 각오를 하고 켰는데요. 결론은 기대이상, 인간의 가장 나약한 내면과 갈등을 아주 솔직하고 세련되게 풀어낸 미친 몰입감 덕분에 눈물 콧물 다 짜며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뾰족한 마음을 가진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따스하게 패버리는, 아주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영화 <3670>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첫 느낌

    이 영화는 어떤 특정한 숫자나 조건(예시 단어: 지역, 학벌, 재산, 혹은 낙인찍힌 번호 등)을 상징하는 '3670'이라는 울타리 안팎에서, 서로를 가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며 갈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혐오의 벽 한가운데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인물이지만, 오히려 그 혐오에 굴하지 않고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려 하는데요. 영화 초반부터 집단 간의 사소한 오해로 시작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날카로운 혐오의 폭력과, 그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꿋꿋이 버텨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주 스피디하고 쫀쫀하게 펼쳐져 초반 흡입력이 진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영화를 정주행 하면서 느낀 솔직한 첫인상은, 영화 중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이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들을 쏟아내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심리적 통증을 견뎌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히어로 영화처럼 나쁜 악당을 시원한 주먹으로 때려 부수는 통쾌한 사이다 대리만족을 기대하고 들어온 관객이라면, 사방이 막힌 답답한 고구마 현실에 부딪힌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멘탈이 바스러질 수 있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이 화려한 액션 대신 사람들이 가진 크고 작은 편견의 민낯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과연 "서로를 이해하는 행복"이 가능한지 아주 깊게 질문을 던지는 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가볍게 웃고 즐기는 팝콘 무비나 단순 명쾌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초보 관람객분들이라면, 중반부쯤 가서는 "영화가 왜 이렇게 가슴 답답하고 무거운 이야기만 나오지?" 하면서 살짝 피로감을 느끼거나 리모컨을 만지작거릴 수도 있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시선과 혐오자들(조연)의 시선 비교하기: 진짜 소름 돋았던 편견의 입장 차이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온몸에 전율이 돋고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편견을 깨부수려는 자와 편견 속에 안주하려는 자의 완전히 상반된 '인간을 대하는 시선과 입장 차이'였습니다. 먼저 주인공의 시선은 오직 '세상이 서로를 미워하고 손가락질할 때, 그 혐오의 사슬을 끊고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방법을 찾기'에 완전히 갇혀 있습니다. 주인공은 "저 사람들도 결국 몰라서 저러는 거고, 상처받아서 가시를 세운 것뿐이다"라며 지독한 존버 모드로 세상의 모진 풍파를 견뎌냅니다. 숫자 뒤에 숨어 숨바꼭질하듯 혐오를 배설하는 세상에 대고 "우린 다르게 살 수 있다"라며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처절하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끝까지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주인공의 시선이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오늘날 익명성 뒤에 숨어 악플을 달고 혐오를 놀이처럼 소비하는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 보여 가슴이 서늘하고 저려왔습니다.

    반면에 주인공을 밀어내고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치는 혐오자들과 조연들의 시선은 철저하게 '나와 다른 저들은 무조건 나쁜 놈들이고, 3670이라는 기준에 맞지 않는 인간들은 우리 행복을 방해하는 존재들이다'를 향해 있습니다. 그들의 세계관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과 안전한 카르텔을 지키는 것만이 중요할 뿐, 울타리 밖에서 피 흘리는 소외된 약자들의 고통은 그저 어쩔 수 없는 낙오자의 흔적에 불과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이 마침내 오해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온몸을 던져 진심을 전하려 하고, 자신들의 편견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조연들이 눈이 뒤집혀 마지막 폭발을 일으키는 명장면이 나오는데요. 혐오를 넘어 진정한 구원과 행복을 찾으려는 주인공의 절박한 시선과, 끝까지 자신들의 미움이 정당하다며 이기적인 발악을 하는 조연들의 잔혹한 시선이 핏빛 서스펜스 속에서 사정없이 맞부딪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기준이고 미움인지 뼈 때리는 질문을 던지는 이 입체적인 서사 구조는 슬픔을 넘어 눈물 콧물을 아주 쏙 빼놓게 만들었습니다.

    찐 관객 입장에서 느낀 솔직한 아쉬운 점과 비판

    많은 평론가들이 "현대 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인 혐오를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법으로 치유해 낸 하드캐리 마스터피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지만, 제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시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과 비판할 점도 명확히 존재했습니다. 바로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을 쥐어짜기 위한 장치들이 너무 많아져서 영화의 전반적인 세련미가 조금 떨어지고 전형적인 '한국형 눈물 버튼 신파극'처럼 변해갔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전반부 내내 아주 감각적이고 날카로운 연출로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를 훌륭하게 잘 고발했는데, 마지막 결말 단계에 이르러서는 인물들이 서로 안고 울부짖으며 슬픈 배경음악과 함께 화해를 하는 바람에 잘 쌓아온 장르 영화 특유의 쫀쫀한 긴장감이 한순간에 툭 깨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객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할 여백을 주지 않고 너무 대놓고 '여기서 우세요' 하고 강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어서, 후반부 결말 전개가 초반의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심리 서스펜스에 비해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동화 같은 해피엔딩의 틀로 급하게 마무리된 것 같아 서사적인 면에서 2% 아쉽다는 비판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두고두고 회자될 화제작으로 등극한 이유는 주연 배우들의 미친 하드캐리 연기력과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따뜻한 영상미가 영화 전체를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의 처절한 눈빛 연기와, 갈등이 해소될 때마다 심장을 잔잔하게 울리는 세련된 사운드 연출은 오직 이 작품만이 할 수 있는 휴먼 드라마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스토리는 다소 후반부에 뻔하게 흘러갔을지 몰라도,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차가워진 멘탈을 따뜻하게 지져주며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연출력 덕분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던 훌륭한 웰메이드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내리는 최종 총평과 추천 대상

    제 주관적인 최종 평점은 5점 만점에 4.2점입니다. 후반부 결말 전개가 조금 전형적이고 가르치려 드는 신파적 단점이 존재하지만, 인물 간의 대조적인 시선 대비와 우리 사회의 비겁한 편견들에 대해 이만큼 날카롭고 뭉클하게 일침을 날리는 영화는 정말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맨날 똑같은 자극적인 범죄 오락 영화나 알맹이 없는 코미디에 질려서 가슴 깊이 뜨거운 울림과 치유를 주는 휴먼 스릴러를 보고 싶으신 분들, 혹은 인간 내면의 솔직한 감정 대립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꼭 처방전으로 추천합니다. 단,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평소에 타인에게 가졌던 얄팍한 선입견들이 떠올라 문득 부끄러워지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니, 주말 저녁에 방구석에 손수건 한 장 장전해 두고 경건한 마음으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현대인의 얼어붙은 마음을 시원하게 후려치는 최고의 힐링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