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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나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쉬고 있을 때, 문득 마음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죄책감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다 자기계발하고 부지런히 사는데 나만 이렇게 게으르게 있어도 될까?", "주말에 자격증 공부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곤 합니다. 그러나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런 생각만으로 시간을 소비하고 하루가 간다.
상사나 타인이 나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왜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가만히 쉬지 못하는 걸까요?
남이 나를 괴롭히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 마음속에 가혹한 감독관을 하나 차려놓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세우는 일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는 뭐든 할 수 있다",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라는 긍정의 메시지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희망적이고 따뜻하게 들리는 이 말 뒤에는 무서운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은, 거꾸로 뒤집으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순전히 네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가혹한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타인의 강요 때문이 아니라, 나 스스로 뒤처지기 싫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자발적으로 내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게 됩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쉬는 시간까지 쪼개어 무언가를 배우며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입니다. 내가 나 자신의 가장 무서운 가해자가 되어 마음의 에너지를 바닥까지 긁어 쓰고 있는 셈입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며 달려온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성취감이 아니라, 영혼이 통째로 타버린 듯한 극심한 무기력증과 번아웃입니다.
"할 수 있다"는 미명 아래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지친 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기만 하면, 어느 순간 손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모든 의욕이 꺼져버리게 됩니다.
내 존재 가치는 내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냈는지, 얼마나 바쁘게 살았는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시간, 아무런 생산성 없는 일을 하며 멍하게 보내는 시간 역시 내 영혼을 호흡하게 만드는 소중한 삶의 과정입니다.
오늘 하루는 내 안의 가혹한 감독관에게 잠시 휴가를 주면 어떨까요?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며, 스스로에게 따뜻한 온기를 건네보는 여유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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