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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눈앞의 이익이나 돈 때문에 소중한 가치를 잊고 타협하게 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옵니다. "나만 잘살고 내 가족만 챙기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에 주변의 경고나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들을 슬쩍 무시하는 게 우리 현대인들의 쓸쓸한 현실이죠.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제안받은 무당들과 지관, 장의사가 미국의 한 부유한 집안의 조상 묘를 이장하면서 벌어지는 기이하고도 기괴한 사건들을 다룬 오컬트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영화관 안의 어두운 공기 속에서 숨죽이고 스크린을 응시하는데, 흙을 파헤칠 때마다 느껴지는 음산한 분위기와 숨 막히는 긴장감 때문에 상영 시간 내내 도파민이 터지다 못해 온몸의 기가 완전히 빨려서 나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보며 제 뒷목을 뻐근하게 만들었던 인간의 욕망과, 제 스스로를 자학하게 만들었던 물질주의적 태도에 대해 아주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들을 털어놓아 볼까 합니다.

     

    파묘 광고 포스터
    파묘 광고 포스터

    이거 완전 우리 주변의 부동산 과열 경쟁 아닌가 싶어 보다가 소름 돋았던 인간의 탐욕이 부른 대가

    영화는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 배우)과 지관 상덕(최민식 배우)이 절대 사람이 묻혀서는 안 될 악지 중의 악지에 자리한 묘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꼬리를 물고 달립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진짜 피가 거꾸로 솟을 정도로 킹받고 소름 돋았던 부분은,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명당이라는 물질적 가치에 집착하고 타인의 고통이나 올바르지 못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이 땅을 차지하려 했던 인간 본연의 추악한 욕망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조상의 묘조차 자신의 재산과 성공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켜 버리는 모습을 볼 때는 솔직히 개빡쳐서 입 밖으로 한숨이 터져 나올 뻔했습니다.

    특히 겉으로는 "조상을 잘 모셔야 집안이 산다"며 번지르르하게 명분을 내세우지만, 정작 알맹이는 오직 부의 대물림과 집착으로 점철된 인물들의 눈치 싸움은 참 기가 찼습니다. 그런데 이 한심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거 완전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흔히 마주하는 강남 아파트 평수 경쟁이나 끝없는 부동산 과열 경쟁의 매운맛 현실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현타가 제대로 왔습니다. 더 좋은 땅, 더 비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을 짓밟으면서도 "성공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태도들. 영화 속 파묘의 비극은 과거의 미신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돈 중심의 씁쓸한 자화상이었습니다.

    땅의 상처를 달래는 이들의 사투, 그리고 내 비겁했던 선택들의 고백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이라는 서슬 퍼런 장치 속에서, 끝까지 지관으로서의 본분과 대지에 깃든 역사적 상처를 외면하지 않으려 했던 상덕과 무당 무리들의 처절한 사투는 관객들에게 가슴이 웅장해지다 못해 찢어지는 듯한 울림을 줍니다. 모두가 위험을 직감하고 발을 뺄 때, 이 땅에 박힌 해묵은 말뚝과 탐욕의 흔적을 뽑아내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그들의 처절한 눈빛을 보는데, 제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아파 오면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당당한 신념 앞에 제 과거의 아주 찌질하고 부끄러운 흑역사가 오버랩되어 얼굴이 화끈거렸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사회생활을 하면서 눈앞의 소소한 인센티브와 이익을 챙기기 위해, 동료의 노력이나 정직한 절차를 뻔히 알면서도 슬쩍 눈감고 비겁한 침묵을 선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손해 보면서까지 착하게 살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은 다 이런 거다"라는 핑계를 방패 삼아 제 안위와 통장 잔고만 챙기느라 양심의 소리를 모른 척했던 그날의 비겁함이, 땅 밑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들의 사투 앞에 사정없이 발가벗겨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웅장한 도덕책을 말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이익과 적당히 타협하며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뼈를 사정없이 때리다 못해 순살로 만들어 버립니다.

    험한 것이 나와 버린 무덤이 남긴 서글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진짜 상식의 무게

    영화 후반부, 무덤 속에서 마주하지 말았어야 할 거대한 진실과 '험한 것'이 나와 버리는 파국의 순간에 이르면 관객들의 심장은 미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비극의 실체가 단순한 조상의 원한이 아니라 인간의 끝없는 권력욕과 역사적 음모가 합쳐져 만들어진 괴물이라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날 때, 극장 안은 그야말로 얼음물이 끼얹어진 듯 차갑게 식어버립니다. 정의가 이기는 통쾌한 팝콘 영화의 결말이 아니기에, 영화가 주는 여운은 상영 시간 내내 숨이 막힐 만큼 길고 아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과응보를 무시한 채 오직 물질적인 성공만을 쫓아 달리는 삶이 결국 어떤 파멸의 대가를 부르는지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작은 불의를 모른 척하고, 내 주머니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세상의 순리를 거스르기 시작할 때, 우리 삶의 소중한 상식과 양심도 서서히 빼앗기게 된다는 사실을 영화는 똑똑히 직시하라고 다그칩니다.

    리뷰를 마치며, 당신이 쫓고 있는 무덤은 어디에 있나요

    영화 <파묘>는 단순한 귀신 장난이나 무서운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땅이라는 거울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나 자신의 본성과 끝없는 물질적 집착을 매섭게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작품이죠. 배우들의 연기 구멍 1도 없는 미친 열연 덕분에 오랜만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완전히 시간 순삭당하고 기가 빨려 나온 인생 영화였습니다.

    [내 맘대로 한 줄 평]
    대지 밑에 묻어둔 추악한 인간의 욕망을 파헤쳐, 오늘날 눈앞의 이익 뒤에 숨어 영혼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뼈를 사정없이 때리는 거울.

    내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도 저는 또 변덕스러운 현실의 돈 논리와 타협하며 영혼 없는 미소를 짓고 있겠지만, 적어도 제 마음속 한구석에는 물질보다 사람에 대한 예의와 정직한 상식을 인지할 수 있는 작은 불씨 하나쯤은 품고 살아야겠다는 단단한 다짐을 해봅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면서 흙을 맛보며 묘 자리를 다그치던 상덕의 그 소름 끼치는 명장면에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솔직한 감정을 나눠주세요. 오늘 밤은 가슴속 답답한 욕망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시원하게 수다나 제대로 떨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