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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매일 똑같은 일상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다 보니 마음이 괜히 헛헛하고 답답했습니다. 내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따뜻한 위로 한마디를 건네줄 사람이 간절하던 차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옛날 명작이라는 <굿 윌 헌팅>을 발견했습니다. 솔직히 1990년대에 나온 아주 오래된 영화라 지루하거나 유치할까 봐 걱정을 한가득 안고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요. 웬걸요, 정말 대단한 착각이었습니다. 방구석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며 혼자 불 끄고 감상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 콧물 다 짜면서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휴지를 미리 안 챙겼으면 옷소매가 다 젖을 뻔했을 정도로 여운이 깊게 남았습니다. 오늘날 인간관계나 진로 때문에 매일 밤 잠 못 이루고 방황하는 분들에게 완전 강추하고 싶은 제 인생 영화입니다.

     

    굿윌헌팅 광고 포스터
    굿윌헌팅 광고 포스터

    영화 <굿 윌 헌팅>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첫 느낌

    이 영화는 머리는 엄청나게 똑똑해서 세계적인 수학 난제도 척척 풀어버리는 천재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 때문에 일부러 엇나가서 대학교 청소부로 하루하루를 때우는 '윌(맷 데이먼)'이라는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이 삐뚤어진 상처받은 청년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치유해 주는 심리 선생님 '숀(로빈 윌리엄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인데요. 영화 초반에는 윌이 자신을 도와주려는 세상 모든 사람한테 말로 시비를 걸고 까칠하게 굴어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고 조바심이 났습니다.

    다만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하면서 느낀 첫인상은, 요즘 나오는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펑펑 터지는 자극적인 액션이나 스펙터클한 추격전 같은 장면은 거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신에 두 사람이 허름한 방 안에서 조용히 마주 앉아 끊임없이 대화하고 말싸움을 하는 대화 장면이 스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평소에 빠르고 화려한 블록버스터 영화나 팝콘 무비를 좋아하는 초보 관람객분들이라면, 중반부쯤 가서는 "어라, 생각보다 조금 지루한데?" 하면서 까무러쳐 졸 수도 있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시선과 선생님의 시선 비교하기: 진짜 소름 돋았던 입장 차이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고 가장 집중해서 봤던 부분은 바로 두 주연 인물의 완전히 상반된 '입장 차이와 시선'이었습니다. 먼저 주인공인 윌의 시선은 오직 '더 이상 나 자신을 다치지 않게 보호하기'에만 꽁꽁 갇혀 있습니다. 윌은 어릴 때 입양 가정에서 끔찍한 학대를 당하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들을 향해 "너희가 나를 버리기 전에, 내가 먼저 너희를 발로 차고 버려야지" 하는 아주 방어적이고 못된 마음의 벽을 단단히 치고 주변의 진심을 밀어냅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여자친구가 다가와도 상처받을까 봐 무서워서 먼저 이별을 고하는 대책 없는 고집불통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고집부리며 스스로를 갉아먹는 윌이 너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에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으면 저렇게 온몸에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굴까 싶어 마음이 너무 짠하고 아려왔습니다.

    반면에 그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숀 선생님의 시선은 윌의 천재적인 능력이나 반항적인 겉모습이 아니라, '상처받아 울고 있는 진짜 영혼'을 향해 있습니다. 대학교수들을 포함한 세상 모든 어른은 윌을 보고 "엄청난 수학 천재다"라며 도구로 이용하려 하거나, 혹은 "말 안 듣는 구제 불능 문제아다"라며 손가락질하고 겉모습만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숀 선생님은 그 거친 껍데기 뒤에 숨어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진짜 윌의 본모습을 유일하게 알아채 줍니다.

    두 사람이 작은 상담실 방 안에서 팽팽하게 기싸움을 하고 서로의 아픈 곳을 찌르며 독설을 내뱉다가, 마침내 선생님이 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다가가 꼭 안아주며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라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해주는 전설적인 명장면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비웃던 윌이 점점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하는데, 그 굳건하던 고집스러운 시선이 선생님의 깊고 따뜻한 시선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게 눈에 보여서 저도 모르게 모니터 앞에서 같이 통곡을 하며 울어버렸습니다. 진짜 어른이란 저런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봐 주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찐 관객 입장에서 느낀 솔직한 아쉬운 점과 비판

    인터넷 블로그나 평점 사이트를 보면 이 영화를 인생 최고의 영화로 꼽으며 무조건 찬양하는 평론가와 관객들이 정말 많지만, 제 지극히 개인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과 비판할 점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바로 영화 막판에 이르러 주인공 윌이 오랜 세월 쌓아온 마음의 문을 열고 갑자기 착해져서 새 삶을 찾아 떠나는 과정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감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는 저렇게 감동적인 말 한마디를 듣는다고 해서 평생을 괴롭혀온 깊은 트라우마와 마음의 병이 마법처럼 깨끗하게 치유되지는 않기 마련입니다. 수많은 상담과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런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 영화를 바라보니, 결말 부분이 약간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동화나 판타지처럼 너무 급하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서 서사적인 면에서 2% 부족하다는 아쉬운 비판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명작의 반열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유는 두 주연 배우의 연기력이 진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연기 학원 교과서에 나와야 할 정도로,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친한 스승과 제자를 그대로 몰래카메라로 찍어다 놓은 것처럼 대사와 호흡이 소름 끼치도록 자연스러웠습니다. 게다가 감정이 고조될 때마다 중간중간 잔잔하게 깔리는 자연스러운 배경음악과 90년대 특유의 따뜻하고 묵직한 영상미가 영화의 부족한 개연성을 완벽하게 메워주었습니다. 뻔하고 툭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신파 감동 스토리를 오직 주연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연출로 머리채 잡고 하드캐리하여 감동의 도가니로 이끌어 올린 훌륭한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내리는 최종 총평과 추천 대상

    제 주관적인 최종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결말 전개가 현실에 비해 조금 급하고 판타지스러웠다는 사소한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인간의 내면 심리와 두 인물의 시선이 부딪히는 과정을 이만큼 깊이 있고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힐링 영화는 눈 씻고 찾아봐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나 소통 때문에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아서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신 분들, 혹은 내가 진짜 뭘 잘하고 뭘 좋아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해 어두운 터널 속을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이 영화를 꼭 처방전으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단, 영화를 보기 전에 눈물을 닦을 두툼한 휴지나 수건은 필수로 옆에 장전해 두고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마음속 응어리가 싹 풀리는 최고의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