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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뉴스 기사를 보다 보면 "대체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야?" 하고 머리가 어지러울 때가 정말 많습니다. 자극적인 썸네일에 낚여서 영상을 끝까지 봤다가 사기당한 기분이 들어 이불킥을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닌데요. 뭐가 진짜인지 중요하지 않고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는 이 지독한 '가짜의 시대'를, 영화 <불한당>, <길복순>을 만든 변성현 감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아주 힙하고 유머러스하게 뒤흔들었다고 해서 공개되자마자 침대에 누워 내돈내산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가짜 뉴스나 언론 조작 같은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다큐멘터리처럼 딱딱하고 가르치려 드는 영화일까 봐 걱정했는데요. 웬걸요,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만화책을 넘겨보듯 세련된 연출과 킹 받으면서도 피식피식 실소가 터지는 독특한 유머 감각 때문에 팝콘을 입에 집어넣는 것도 잊은 채 몰입해서 봤습니다. 오늘날 인터넷 세상 속에서 매일 정보 낚시를 당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무조건 뼈를 맞을 수밖에 없는, 아주 얄미우면서도 똑똑한 영화입니다.

     

    굿뉴스 광고 포스터
    굿뉴스 광고 포스터

    영화 <굿뉴스>의 대략적인 줄거리와 첫 느낌

    이 영화는 1970년대 한 비행기 납치 사건을 둘러싸고, 어떻게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실'을 조작해 내려는 세력들과 그 안에서 가짜 정보들이 마치 진짜인 것처럼 둔갑해 퍼져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변성현 감독은 이 무거운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고, 인물들이 머리를 굴리며 시청률과 대중의 반응을 조작하는 일종의 '쇼 비즈니스'처럼 유쾌하게 풀어내는데요. 영화 초반부터 화려한 색감과 힙한 비트의 음악이 귀를 때리면서, 주인공들이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지어내는 과정이 아주 스피디하게 펼쳐져 초반 흡입력이 정말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왔습니다.

    다만 이 영화를 정주행 하면서 느낀 솔직한 첫인상은, 만약 과거의 전통적인 고발 영화나 정의로운 기자 정신이 빛나는 감동 드라마를 기대하고 들어온 관객이라면 뒤통수를 아주 세게 맞고 당황할 수도 있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영화의 대부분이 진실을 밝히는 감동적인 여정 대신, 인물들이 키득거리며 "대중들은 어차피 자극적인 가짜를 더 좋아해"라며 비웃는 냉소적인 뉘앙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권선징악이 확실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휴먼 영화를 좋아하는 초보 관람객분들이라면, 중반부쯤 가서는 "영화가 왜 이렇게 가볍고 장난치는 것 같지?" 하면서 살짝 킹 받거나 몰입이 깨질 수도 있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의 시선과 대중들(조연)의 시선 비교하기: 진짜 소름 돋았던 사기극의 입장 차이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무릎을 치고 감탄했던 부분은 바로 진실을 만드는 자와 소비하는 자의 완전히 상반된 '정보를 대하는 시선과 입장 차이'였습니다. 먼저 주인공들의 시선은 오직 '대중들이 가장 열광할 만한 가짜-영화를 만들고 세상을 내 뜻대로 춤추게 하기'에 완전히 갇혀 있습니다. 이 사기꾼 같은 주인공들에게 진실이 무엇인지는 눈곱만큼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스토리를 던져주면 알아서 믿는다"라며 철저하게 판을 짜고 사람들의 심리를 조작하는 지독한 하드캐리 모드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뻔뻔하게 거짓말을 기술적으로 세공하는 주인공들이 참 얄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숏폼 영상이나 자극적인 루머에 쉽게 선동당하는 현실 세계의 우리 모습을 비웃는 것 같아 뼈가 저리고 가슴이 찔렸습니다.

    반면에 이 사기극에 완벽하게 낚여버리는 대중들과 주변 조연들의 시선은 철저하게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내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정보만 맹신하기'를 향해 있습니다. 그들은 눈앞에 진짜 증거를 들이밀어도 무시하면서, 오히려 화려하게 포장된 가짜 뉴스에 열광하며 영혼까지 털려버립니다.

    영화 후반부에 주인공들이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온 세상이 발칵 뒤집히고 사람들이 광기 어린 반응을 보일 때, 주인공들이 모니터 뒤에서 그 모습을 유유히 지켜보며 비웃는 명장면이 있는데요. 가짜를 진짜처럼 조작해 낸 설계자의 오만한 시선과, 그것이 진짜 구원인 줄 알고 눈물 콧물 흘리며 열광하는 조연들의 멍청한 시선이 세련된 카메라 워킹 속에서 잔인하게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에 온 세상이 놀아나는 이 기괴하고 입체적인 서사 구조는 유쾌한 코미디를 넘어 소름 돋는 현실 공포감까지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찐 관객 입장에서 느낀 솔직한 아쉬운 점과 비판

    수많은 평론가들이 "포스트트루스 시대를 향한 변성현 감독의 가장 영리하고 세련된 창작론"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지만, 제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시각으로는 조금 아쉬운 부분과 비판할 점도 명확히 존재했습니다. 바로 영화가 보여주는 풍자와 유머가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현란한 '말장난과 연출 과시'처럼 느껴져 진지한 메시지의 무게감이 가벼워졌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가짜 뉴스로 인해 한 인간의 삶이 파멸하거나 사회가 붕괴하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는 너무나도 무겁고 끔찍한 비극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과 겉멋 부린 대사들로 이 비극을 너무 쿨하고 힙하게만 소비하다 보니, 중반부 이후부터는 가슴 깊이 남는 메시지보다는 "그냥 연출이 참 예쁘네" 하는 시각적인 감상만 남게 만듭니다. 현실의 아픈 구석을 날카롭게 찌르기보다는 감독 자신의 천재적인 연출력을 자랑하는 데 더 집중한 느낌이 들어서, 후반부 결말 전개가 초반의 묵직한 사회 풍자에 비해 다소 날이 무뎌지고 겉핥기식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 서사적인 면에서 2% 아쉽다는 비판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넷플릭스 유저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변성현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와 신선한 편집 기술이 영화 전체를 하드캐리했기 때문입니다. 색감을 자유자재로 쓰는 특유의 조명 연출과, 인물들의 대사가 탁탁 대조되며 리듬감 있게 흘러가는 티키타카는 오직 이 감독만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 쾌감의 끝판왕이었습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사기꾼 연기까지 더해져, 스토리가 조금 가벼울지언정 보는 내내 유저들의 눈과 귀를 완벽하게 즐겁게 만들어 주어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던 훌륭한 팝콘 오락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내리는 최종 총평과 추천 대상

    제 주관적인 최종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입니다. 메시지를 너무 가볍게 다루어 깊은 여운이 조금 부족하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인물 간의 팽팽한 시선 대비와 가짜가 진짜를 집어삼키는 기발한 서스펜스가 그 아쉬움을 완벽하게 상쇄하는 흡입력 높은 영화입니다.

    요즘 인터넷이나 SNS에 떠도는 정보들에 피로감을 느껴서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세련된 블랙코미디를 보고 싶으신 분들, 혹은 가르치려 들지 않고 힙한 감성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꼭 처방전으로 추천합니다. 단,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자주 보던 유튜브 영상들도 의심하게 되는 킹받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니, 주말 저녁에 시원한 음료수 한 잔 장전해 두고 가볍게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현대인의 뒤통수를 유쾌하게 후려치는 최고의 트렌디 영화입니다.